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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신문기사]갈등 봉합 모양새는 갖췄지만…국토부∙서울시 협조 가능할까



그동안 주택정책과 관련한 여러 사안에서 부딪치던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3일 신혼희망타운 부지 확보와 주택시장 안정에 협력하기로 합의하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결국 서울시가 국토부의 요구들을 들어주는 모양새인데, 아직 세부 내용이 나온 것이 아닌 데다, 서울시 개발의 주도권을 쥐려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집값 잡기에 올인하는 국토부의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이라 조화된 정책 기조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3일 서울시청에서 정책협의체 회의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과 서민 주거복지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손병석 국토부 1차관과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참석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3일 서울시청에서 정책협의체 회의를 개최해 부동산 정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3일 서울시청에서 정책협의체 회의를 개최해 부동산 정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서울시는 신혼희망타운 10만 가구 중 2만5000가구를 서울 시내에 공급하기 위해 도심 역세권과 유휴부지, 보존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단계적으로 입지를 확정하기로 했다.

신혼희망타운은 문재인 정부가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다. 신혼부부에게 주변 시세의 70~80%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 틀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신혼부부·청년 주거대책을 발표하며 애초 7만 가구였던 2022년까지 공급 목표를 10만 가구로 늘렸다.

하지만 신혼희망타운은 서울에 직장을 둔 신혼부부가 관심을 둘 입지에선 공급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점이 문제로 꼽혔다. 대부분 입지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이라 실수요자 입장에서 별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 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 입장에서는 서울의 땅을 찾는 것이 큰 숙제가 됐고, 서울시가 그린벨트 일부를 해제해 줄 것을 바랐다. 하지만 서울시는 미래 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는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 강했다. 30만㎡ 이하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서울시가 가졌다. 서울시는 이번 협의를 통해 그린벨트를 포함해 신혼희망타운 부지를 찾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그린벨트를 푼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지주와 주변 주민의 반발이 예상돼 실제 신혼희망타운 건설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구의 경우 정부가 신혼희망타운을 짓겠다고 나서자 지주들이 최근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또 신혼희망타운이 지역에 들어서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도 많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합의도 지켜지기가 쉽지만은 않다.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비사업, 도시재생사업 및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시장영향을 공동으로 점검하고,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협의한다는 내용이지만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는 일부 지역의 경우 개발을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10일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와 용산에 대한 통합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여의도와 용산 일대 집값은 크게 들썩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여의도가 포함된 영등포구와 용산구는 1주일 새 아파트 값이 각각 0.28%와 0.27% 오르며 서울 시내에서 가장 크게 올랐다.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여의도와 용산 개발 계획이 연기되거나 중단되지 않는 한 이런 집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 입장에서는 여의도와 용산의 개발 계획을 마냥 미룰 수도 없다. 여의도와 용산은 이미 개발이 지연되며 지역 주민의 불만이 큰 곳인데다, 도시 밑그림을 다시 그리는 거대 프로젝트를 오래 고민한 마당에 포기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실제 이런 속내는 협의회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이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며 “일관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언급하자 진희선 부시장은 “서울 주택 시장의 근본적인 불안 요소는 지역 불균형에 따른 양극화”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불안하면 여의도와 용산 등 대규모 개발 계획 추진을 다소 늦추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을 잡는데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계획된 개발을 늦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의도와 용산 개발은 이미 시장이 다 알고 있던 일”이라면서 “개발이 진행되는 단계 마다 집값이 오르는 것도 다 예상했던 일인데,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때 예정했던 개발을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이재원 기자/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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