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을 비롯해 부산과 대구 등 지방 대도시는 1순위 청약률이 수십대 1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웠던 반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중소 지방 도시의 청약 경쟁률은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결제원의 아파트투유(APT2YOU.com)의 6월 1순위 청약률을 확인한 결과 수도권(서울·경기·인천) 평균 청약경쟁률은 7.45대 1로 나타났다.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19.54대 1, 경기·인천 청약경쟁률은 5.22대 1이었다.
◆ 수도권 재건축·택지지구 청약 몰려
지난달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경기·인천에 비해 3.74배 높다. 서울과 경기·인천의 청약경쟁률 차이를 크게 벌어지게 만든 곳은 ‘래미안 루체하임’과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다. 래미안 루체하임은 1순위 청약경쟁률이 50대 1, 롯데캐슬 에듀포레는 38.5대 1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인천 지역은 지날달 분양한 16개 단지 중에 8개 단지가 1순위 청약 미달이었다. 이 때문에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 2블록’(19.15대 1), ‘동탄2신도시 A47블록 한신휴플러스’(15.5대 1), ‘다산신도시 힐스테이트 진건 B9’(16.3대 1)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경기·인천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낮게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를 살펴보면 우선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두드러진다. 올해 ‘신반포 자이’,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재건축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주변 일원동(래미안 루체하임)과 흑석동(롯데캐슬 에듀포레) 재건축 분양 아파트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경기·인천에서는 인기 택지개발지구에만 청약 수요가 몰렸다.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가 한 차례 더 낮아진 상황에서 청약 수요 쏠림 현상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은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도 분양에 나설 때 자산가치가 조금이라도 오를 곳에 청약하려는 심리가 강하다”며 “앞으로도 인기 지역 아파트로 청약이 쏠리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방 청약경쟁률, 부산·대구빼면 ‘울상’
‘되는 곳만 된다’는 공식은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6월 지방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8.37대 1이다. 하지만 부산과 대구를 빼면 3.82대 1에 그친다.
6월 부산과 대구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53.42대 1로, 이 지역을 뺀 지방 평균 청약경쟁률의 14배에 달한다.
부산과 대구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을 높인 단지는 두 곳이다. 부산에서는 ‘부산 시청역 비스타 동원’ 아파트가 1순위 청약경쟁률 138.17대 1을 기록했고, 대구에서는 ‘대구 더하우스 범어’가 82.8대 1을 기록했다.
지난 달 부산과 대구를 제외한 지방에서 분양한 단지는 총 15곳으로 이중 9곳이 1순위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무등산 골드클래스(8.7대 1), 하남3 모아엘가 더퍼스트(6.8대 1)와 진주시 진주초장 5블록 이지더원(18.2대 1) 등 비교적 큰 도시에서 분양한 단지를 제외하면 청약경쟁률이 낮았다.
지방에서 청약 양극화가 극명한 이유는 최근 늘어난 미분양과 관계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말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3만4569가구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도권 미분양이 감소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대도시를 제외하면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부산·대구 등의 과도한 청약열기는 거품이 낀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구나 부산은 지난해 말부터 재건축이나 기존 주택은 가격이 떨어졌고, 대구는 최근 전세가격도 하락 중”이며 “부산도 지난해 입주량이 많았고
내년부터 입주가구가 크게 늘 예정이라 높은 청약률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산·대구 청약시장은 거품 우려가 높다”며 “미래 자산을 사고파는 채권시장하고 비슷해 자칫하면 폭탄돌리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김범수 기자 / 2016.07.01)